손발 감각이 이상해요

인천 말초신경병증

내 손과 발이, 더 이상 내 것 같지 않습니다. 마치 남의 살처럼 감각이 둔하고, 전기가 오듯 찌릿찌릿하며, 수많은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설명할 수 없는 불쾌한 감각. 밤이 되면 이 감각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손발이 너무 차고 저려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걸을 때도 마치 모래 위를 걷는 것처럼 느낌이 이상해요."

말초신경병증은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가 아닙니다. 세상을 느끼고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도구인 손과 발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낯설고 고통스러운 감각에 지배당하는 문제입니다.

낡고 손상된, 우리 몸의 '통신 케이블'

우리 뇌에서 손끝과 발끝까지는 수많은 정보가 오가는 ‘통신 케이블(말초신경)’이 촘촘하게 깔려 있습니다. 이 케이블을 통해 우리는 온도, 촉감, 통증을 느끼고 근육을 정교하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말초신경병증은 이 소중한 통신 케이블이 손상되고, 낡고, 피복이 벗겨져 ‘통신 불량’이 일어나는 상태입니다.

케이블이 손상되니, 신호가 아예 전달되지 않거나(감각 저하, 무감각), 엉뚱한 신호가 뒤섞여 전기가 오듯 찌릿하고(신경통), 가만히 있어도 저릿한(감각 이상) 오작동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당뇨, 항암치료, 비타민 부족, 그리고 허리나 목의 디스크 질환은 이 케이블을 손상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들입니다.

'국경 지대'까지 보급품이 닿지 않을 때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을 하나의 ‘국가’로 봅니다. 심장은 ‘수도’이며, 손끝과 발끝은 가장 먼 ‘국경 지대’입니다. 말초신경병증은 이 국경 지대까지 보급품(기혈氣血)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상태로 봅니다. 그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국경으로 가는 ‘도로’가 꽉 막혀버린 경우 (기체혈어 氣滯血瘀)

순환이 정체되어 보급품이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둘째, ‘수도’에 보급품 자체가 부족한 경우 (혈허血虛)

보낼 영양분과 혈액 자체가 부족하니, 국경 지대의 군사(신경, 근육)들이 굶주리고 쇠약해지는 것입니다. 주로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빠집니다.

따라서 한의학적 치료는, ‘막힌 도로를 뚫어주고(활혈통락 活血通絡)’, ‘수도에 보급품을 충분히 채워주는(보혈補血)’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국경 지대까지 다시 건강한 에너지가 흘러넘치도록 돕는 것에 집중합니다.

저릿한 손발을 위한 3가지 생활 수칙

말초신경을 보호하고 순환을 돕는 일상의 노력은 증상 악화를 막는 데 중요합니다.

수칙 1: 순환 촉진 운동 (Circulation Boost)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매일 30분 이상 가볍게 걷는 것은 다리 근육을 움직여 정체된 혈액을 심장으로 돌려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가벼운 스트레칭도 도움이 됩니다.

수칙 2: 말초 신경 보호 (Nerve Protection)

손과 발의 감각이 둔해져 작은 상처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항상 편안한 신발을 신고, 손과 발을 따뜻하게 유지하며, 상처가 생기지 않았는지 매일 밤 살펴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수칙 3: 건강한 혈액 관리 (Blood Health)

혈액의 질을 떨어뜨리는 술과 담배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당뇨가 원인이라면, 엄격한 혈당 관리가 더 이상의 신경 손상을 막는 가장 중요한 치료법입니다.

'감각의 상실'을 당연하게 여기시겠습니까?

손발의 저림과 통증을 ‘나이가 들면 다 그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경의 손상은 한번 진행되면 다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 신호를 방치하는 길은, 점점 더 감각이 무뎌져 뜨거움과 차가움도 느끼지 못하고, 작은 상처가 큰 궤양으로 번져도 모르는 위험한 상태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결국, 내 손과 발의 기능 자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내 몸의 가장 먼 곳에서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고 신경 손상의 진행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길은, 단순히 저림을 없애는 것을 넘어 세상을 온전히 느끼고, 내 발로 굳건히 서는 당연한 일상의 자유를 지켜내는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말초신경병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