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성복통, 기능성복통증후군?

인천 신경성복통

“배가 아픈데, 장은 멀쩡하대요” – 신경성 복통의 정체

이유 없는 통증은 없다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입니다.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배가 자주 아픈데, 병원에선 아무 이상 없대요.”
“대장내시경도 깨끗하고, 초음파도 멀쩡하다는데… 왜 계속 아플까요?”

이럴 때 보통 돌아오는 말은

“신경성 아닐까요?”
“스트레스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 말이 과연 정확한 걸까요? 오늘은 바로 이 ‘신경성 복통’, 정확한 이름으로는 기능성 복통 증후군(FAPS)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신경성 복통이란?

신경성 복통은 말 그대로 검사상 구조적 이상은 없지만, 반복적으로 복통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은 배가 아프면, 우리는 식중독이든 장염이든 어떤 원인이 있겠거니 생각하죠. 그런데 이 경우는 다릅니다.

통증은 하루 중 아무 때나 갑자기 생기고, 밥을 먹든 안 먹든, 화장실을 가든 말든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진통제를 써도 듣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지속되기도 합니다. 이 질환은 단순히 ‘예민한 체질’이 아니라 신경계의 감각 해석이 어긋난 상태입니다.

2. IBS와는 어떻게 다를까?

비슷한 개념으로 자주 혼동되는 게 과민성대장증후군, IBS입니다. 하지만 두 질환은 분명히 다릅니다. IBS는 보통 복통과 함께 설사나 변비가 반복되며, 배변과 연관성이 강합니다. 하지만 FAPS는 배변과 무관한 복통이 주된 특징입니다. 즉, 대소변 변화 없이 통증만 계속되는 거죠.

또 하나, FAPS는 예측 불가능한 시점에 발생하고, 복통의 강도도 비교적 고정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왜 생기는 걸까?

이제 이 복통의 정체를 조금 더 들여다볼까요?

  • ① 내장 감각 과민성: 원래는 아프지 않을 정도의 장 내 자극이 과도한 통증으로 해석되는 상태입니다.
  • ② 뇌–장 신경축(Gut–Brain Axis) 이상: 장이 뇌에게 보내는 통증 신호가 과장되어 해석되거나, 스트레스에 의해 위장 기능이 더 악화됩니다.
  • ③ 자율신경계 불균형: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통증 민감도가 높아지고 회복력은 떨어집니다.
  • ④ 정서적 요인: 불안, 우울, 억눌린 감정이 통증을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즉, ‘배가 아픈 것처럼 느끼는 뇌의 오작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언제부터 알려졌을까?

사실 이런 개념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름이 달랐죠. 과거에는 “히스테리성 복통”이나 “신경성 복통”처럼, 어떤 면에서는 환자의 고통을 무시하거나 사소화하는 방식으로 다뤘습니다.

그러다 1990년대 이후, Rome 기준이 발전하면서 기능성 위장장애의 개념이 자리잡았고, IBS와 별도로 FAPS라는 독립 진단명이 생긴 건 2000년대 이후입니다. 최근에는 Gut–Brain Interaction Disorder라는 이름으로 이런 신경계 기반 소화기 장애를 총칭하기도 합니다.

5.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신경성 복통의 핵심은 통증의 실체는 진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치료의 목표도 단순한 억제가 아니라, 감각 해석 회로의 조율입니다.

  • 약물치료: 저용량 삼환계 항우울제, 신경조절제, 진경제 등이 쓰입니다.
  • 인지행동치료(CBT): 고통에 대한 생각과 반응 패턴을 바꿔서 통증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 이완요법, 수면 개선, 스트레스 관리: 자율신경계 균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한의학적 치료: 간기울결형, 담울형, 기체혈어형 등 변증에 따라 침 치료와 한약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통증의 중심은 장이 아니라 신경회로입니다. 신경성 복통은 무시해도 될 통증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가 있는 건 장이 아니라, 통증을 처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복통은 억지로 참거나 진통제로만 눌러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망가진 해석 회로를 회복시키는 것, 즉 몸과 마음의 리듬을 다시 조율하는 일입니다.

지금 고통받고 계시다면, 그 통증은 결코 당신의 착각이 아닙니다. 그건 ‘보이지 않는 회로’가 보내는 도움 요청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경성복통 #인천신경성복통 #기능성복통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