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방치, 그냥 놔둬도 될까요?

사마귀, 혹시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을 수도 있을 겁니다. 손등에, 발바닥에, 또는 손가락 관절 부근에 작은 혹처럼 올라온 걸 발견하고는, "이거 별거 아니겠지?" 하고 넘어가신 적도 있으셨을 거예요.

실제로 사마귀는 처음엔 그렇게 가볍게 보일 수 있습니다. 아프지도 않고, 크기도 작고, 일상생활에 당장 불편을 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굳이 치료해야 하나? 그냥 두면 저절로 사라지지 않을까?"

사마귀를 방치해도 괜찮은가?

이 문제를 조금 깊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결론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마귀는 상황에 따라 경과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초기에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왜 그런지, 하나씩 살펴볼게요.

사마귀의 본질

사마귀는 단순히 피부에 생긴 덩어리가 아닙니다. HPV 바이러스라는 감염성 병원체가 피부의 가장 밑바닥, 기저층(basal layer) 근처까지 침투해서 세포 증식을 조절하면서 만들어낸 병변입니다. 그러니까, 피부 한 겹 위에 얹힌 게 아니라 피부의 근본부터 감염이 시작된 상태인 거죠.

자가접종과 확산

이 바이러스는 꽤 끈질깁니다. 사마귀를 긁거나 만지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입자가 주변 피부로 쉽게 퍼질 수 있습니다. 이걸 우리는 "자가접종"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사마귀를 방치하면 처음엔 손가락 한 곳에 작게 있던 병변이 서서히 퍼져서 손등, 다른 손가락, 심지어 얼굴이나 무릎 같은 곳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습니다.

발바닥 사마귀의 위험성

특히 발바닥에 생긴 사마귀는 이야기가 조금 더 심각해집니다. 발바닥은 걸을 때마다 체중 하중이 집중되는 부위입니다. 그래서 사마귀가 위로 자라지 못하고, 안으로 눌려 들어가게 됩니다. 이를 내향성 성장(endophytic growth)이라고 부르죠.

전염성 문제

사마귀를 방치하는 동안, 공용 욕실, 수영장, 체육관 같은 곳에서는 바이러스 입자가 피부에 묻거나 물기를 통해 퍼질 수 있습니다.

면역이 약한 분들의 주의사항

특히 면역이 약한 분들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장기이식 환자, 항암치료 중인 환자, 혹은 만성질환으로 면역이 떨어진 분들은 사마귀가 자연 소멸되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고 깊어지면서 아주 드물지만 악성 변화 가능성까지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결론

사마귀는 단순히 '크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보입니다. 특히 발바닥, 손바닥처럼 압박이 강한 부위, 손등, 얼굴처럼 노출 부위, 혹은 어린이처럼 자가접종 위험이 높은 경우라면 더더욱 초기에 치료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외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어린 소아나 젊은 성인에서는, 작고 통증 없고 생활에 지장이 없는 사마귀가 면역 반응에 의해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의료진과 상의한 후 적절한 경과 관찰 계획 하에 지켜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방치한 사마귀의 변화

처음엔 작고 눈에 띄지 않던 병변 하나. 몇 개월 지나면서 주변 피부에 작은 위성 병변이 생기고, 1년쯤 지나면 손가락, 발바닥, 손등, 심지어 얼굴로 퍼져 치료 난이도는 수배로 올라갑니다.

그래서 사마귀는 가능한 한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을 잡는 것, 그게 결국 치료 기간도 단축시키고, 삶의 질도 지킬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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