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불순, 조절이 아니라 회복입니다

송도 생리불순

안녕하세요 백록담 한의원 입니다.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생리가 들쭉날쭉하게 오거나, 한두 달 건너뛰기도 하고, 오는 양상도 제멋대로여서 병원에 가면 야즈나 야스민 같은 피임약을 처방받게 되는 경우요.

물론 일정한 출혈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약을 끊으면 다시 불규칙해지고, 어쩔 땐 아예 몇 달 동안 오지 않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물으십니다.

"그럼 평생 약 먹어야 하는 건가요?"
"내 몸은 왜 스스로 생리를 못 만드는 걸까요?"

오늘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사례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조절과 회복의 차이

캄포는 한의학에서 갈라져 나와 일본에서 임상 중심으로 정교하게 발달한 전통의학입니다. 이들은 생리를 ‘조절’하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몸이 스스로 생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을 회복하려 합니다.

서양의학은 생리를 만들기 위해 호르몬을 ‘주입’합니다. 캄포는 생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몸의 흐름을 조정합니다. 같은 생리불순을 놓고도, "주기를 맞추는 것"과 "몸이 주기를 회복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길이라는 거죠.

생리불순을 보는 다섯 가지 시선

‘병명’보다는 체질과 증상 배열, 그리고 동반 양상을 기준으로 처방을 나눕니다. 그래서 같은 생리불순도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생리가 자꾸 밀리고,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 → 간울기체형 → 가미소요산
  • 피로가 많고, 체력이 약하고, 생리양이 너무 적은 사람 → 기혈허약형 → 당귀작약산
  • 생리통이 심하고, 덩어리 같은 혈괴가 많고, 어혈 체질인 경우 → 어혈형 → 계지복령환
  • 손발이 차고, 생리가 끊기거나 아예 멈춘 경우 → 신허형 → 육미지황환
  • 살이 잘 찌고, 점액성 분비물이 많고, 생리도 불규칙한 PCOS 성향 → 담습형 → 온담탕

이렇게 증과 체질을 세분화해서 생리라는 현상이 어떻게 억제되고 있는지를 먼저 해석하고 그 흐름을 회복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과학적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캄포에서는 단순히 생리가 왔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궁 혈류량, 복부 초음파, 기초 체온, 감정 기복, 수면 패턴 등 매우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관찰합니다.

예를 들어,

  • 가미소요산은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PMS를 줄이며 생리 지연을 완화시킨다는 보고
  • 당귀작약산은 저체중 청소년에게 생리양을 증가시키고 배란율을 높였다는 연구
  • 계지복령환은 자궁 내 어혈 상태를 개선하고 생리통과 생리주기를 안정시켰다는 결과
  • 온담탕은 PCOS 환자에서 남성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배란율을 회복시켰다는 데이터

이런 연구들은 단순한 ‘출혈 여부’보다 몸이 리듬을 되찾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접근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의학과의 연결점

캄포는 원래 한의학에서 나온 약재와 처방 체계를 바탕으로 임상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서 축적한 결과물입니다. 소요산, 육미지황탕, 당귀보혈탕 같은 약재들은 우리 한의학에서도 오랫동안 사용해온 기본 처방들이죠.

차이가 있다면, 한의학은 변증 논치와 사상의학 중심이라면, 캄포는 증례 누적과 미세한 증상 배열 기반의 처방 매칭에 강하다는 점입니다. 이건 서로 다른 방식의 경쟁이 아니라, 한의학이 임상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좋은 참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리는 우리 몸의 리듬이다

생리는 단순한 호르몬 조절의 산물이 아닙니다. 몸 전체의 에너지 흐름, 감정, 수면, 대사, 장부 기능이 하나의 주기로 정렬되어야 비로소 만들어지는 결과입니다.

그래서 생리불순은 단순한 '날짜 어긋남'이 아니라 몸이 지금 어떤 리듬을 잃었는지를 알려주는 몸의 언어입니다.

그 언어를 억지로 틀에 맞추기보다, 그 언어가 회복되도록 도와주는 것. 그게 바로 캄포가 제안하는 방식이고, 우리 한의학에서도 충분히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방향입니다.

당장의 조절보다, 더 긴 호흡의 회복을 원하신다면, 캄포식 처방의 시선은 분명 큰 단서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생리불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