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이유 없이, 계속해서 아프다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입니다.

온몸이, 이유 없이, 계속해서 아프다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처럼 쑤시고, 아프고, 뻣뻣합니다. 어딘가 한 군데가 아니라, 온몸의 근육과 관절 이곳저곳이 돌아가면서 비명을 지릅니다. 그런데 엑스레이에도, MRI에도, 혈액검사에도 아무런 원인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꾀병 아니냐는 시선이 제일 힘들어요. 저는 정말 아픈데, 검사로는 정상이니까요. 자고 일어나도 전혀 개운하지 않고,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아요.”

섬유근육통은?

섬유근육통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닙니다. 원인 모를 전신 통증과 극심한 피로감, 수면장애 속에서 주변의 몰이해와 싸워야 하는, 고독하고 보이지 않는 전쟁입니다.

너무 예민해진, 뇌의 '통증 볼륨'

섬유근육통의 통증은 근육이나 관절 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통증을 조절하는 우리 뇌와 신경계의 오작동 문제입니다. 우리 뇌에는 통증 신호를 조절하는 ‘볼륨(Volume) 다이얼’이 있습니다.

정상적인 경우, 뇌는 사소한 통증 신호는 무시하거나 볼륨을 낮춰서 인식합니다. 하지만 섬유근육통은, 이 볼륨 다이얼이 고장 나 아주 작은 통증 신호조차 ‘최대 볼륨’으로 증폭시켜 버리는 상태입니다. 이를 ‘중추신경계의 과민화’라고 부릅니다.

전신에 깔린 '물길'이 막혔을 때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을 기(氣)와 혈(血)이 흐르는 수많은 ‘물길(경락經絡)’이 깔려있는 땅으로 봅니다. 섬유근육통은 이 물길 곳곳이 ‘끈적한 노폐물(담음痰飮)’과 ‘정체된 핏덩이(어혈瘀血)’로 막혀, 흐름이 정체되고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로 봅니다.

물길이 막히니, 온몸의 땅(근육)이 굶주리고 쑤시는 듯한 통증이 발생합니다. 마치 논에 물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 곳곳이 썩고 병드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노폐물과 어혈은 선천적인 허약 체질과 함께 과도한 스트레스, 그리고 출산이나 큰 수술 후의 기력 저하로 인해 더욱 쉽게 쌓이게 됩니다.

통증과의 건강한 동행을 위한 3가지 방법

통증을 없애려 싸우기보다, 통증을 관리하며 함께 살아가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합니다.

방법 1: 부드러운 움직임 (Gentle Movement)

통증이 두려워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은 더욱 굳고 약해집니다. 수영, 수중 에어로빅, 가벼운 산책 등 관절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아주 조금씩, 꾸준히 실천하여 몸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법 2: 수면의 질 개선 (Sleep Hygiene)

통증은 잠을 방해하고, 부족한 잠은 통증을 악화시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며, 자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하여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방법 3: 에너지 관리 (Energy Pacing)

컨디션이 좋은 날이라고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됩니다. 나의 에너지 양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활동을 계획하는 ‘페이싱(Pacing)’ 전략은 통증의 급격한 악화를 막는 가장 중요한 기술입니다.

'통증'이 당신의 삶 전체를 지배하기 전에

원인 모를 통증과 피로는 우리의 삶을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가둡니다. ‘아프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새로운 시도와 사회적인 활동을 가로막기 시작합니다.

이 상태를 방치하는 길은, 통증에 대한 공포가 근육의 사용을 줄이고, 이는 다시 체력 저하와 통증 악화로 이어지는 ‘통증-활동감소-통증 악화’라는 깊은 절망의 늪으로 빠져드는 길입니다.

나의 세상이 침대와 소파 위로 좁혀집니다. 하지만 지금, 이것이 신경계의 오작동임을 이해하고 통증을 다스리는 나만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길은,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것을 넘어 통증의 지배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삶의 주도권을 다시 되찾아오는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