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소화불량, 한의사는 어떤 '한약'을 처방할까? (증상별 대표 처방 3가지)

밥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약국에서 소화제를 사 먹어도 그때뿐... "내 위장은 왜 이렇게 약할까?" 하며 답답하고 속상하셨을 겁니다.

문제는, 모든 소화불량이 같은 원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원인이 다른데 똑같은 소화제만 먹고 있으니,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여러분의 소화불량 '타입'에 맞춰, 전혀 다른 '한약 처방'을 사용합니다.

당신의 소화불량은 어떤 타입인가요?

내 몸에 맞는 정확한 처방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소화불량이 어떤 타입에 해당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세 가지 유형을 소개해 드릴게요.

1. 식체(食滯): 음식이 꽉 막힌 '교통체증' 타입

가장 흔한 소화불량의 형태로, 과식하거나 급하게 먹은 음식이 미처 소화되지 못하고 위장에 꽉 막혀있는 상태입니다.

주요 증상:
명치가 돌덩이처럼 꽉 막힌 듯 답답하다.
트림에서 신물이나 음식물 냄새가 올라온다.
굶으면 속이 편안하다.

2. 비위허약(脾胃虛弱): '소화 엔진'이 약해진 타입

이는 위장 자체가 힘을 잃어버린, '기능 저하' 상태입니다.

주요 증상: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소화가 아주 느리다.
식사만 하고 나면 몸에 기운이 없고 나른하며 졸리다.
평소 손발이 차고,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낀다.

3. 간기범위(肝氣犯胃): '스트레스'가 위장을 공격하는 타입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인 '신경성' 소화불량입니다.

주요 증상: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면 증상이 심해진다.
배에 가스가 잘 차고, 옆구리가 결리듯 아플 때가 있다.
소화불량과 함께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에 따라 약도 달라집니다 (대표 처방전)

이제 각 타입별로, 수백 년간의 임상 경험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된 대표적인 '명처방'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식체(食滯)에는 → 평위산(平胃散)

처방명: 평위산
의미: "위를 평안하게 만드는 가루약"
처방구성 (핵심 약재): 창출, 후박, 진피, 감초 등
효능: '평위산'은 막혀있는 위장의 '교통경찰'과 같습니다. 핵심 약재인 창출은 위장에 쌓인 불필요한 노폐물과 습기(습담)를 강력하게 제거하고, 후박과 진피는 꽉 막힌 기운을 뚫어 소통시켜 줍니다. 급체나 과식으로 인한 더부룩함과 답답함을 시원하게 해결하는 데 가장 먼저 사용되는 처방 중 하나입니다.

2. 비위허약(脾胃虛弱)에는 →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처방명: 보중익기탕
의미: "가운데를 보하고 기운을 끌어올리는 탕약"
처방구성 (핵심 약재): 황기, 인삼, 백출, 당귀 등
효능: 이름 그대로, 우리 몸의 중앙(中), 즉 소화기의 기운(氣)을 보충하고(補) 끌어올려주는(益) 대표적인 보약입니다. 핵심 약재인 황기와 인삼은 약해진 '소화 엔진'의 출력을 높여, 만성적인 소화불량과 식후 피로감을 함께 개선합니다.

3. 간기범위(肝氣犯胃)에는 → 시호소간산(柴胡疏肝散)

처방명: 시호소간산
의미: "시호로 간의 기운을 소통시키는 가루약"
처방구성 (핵심 약재): 시호, 작약, 천궁, 향부자 등
효능: 이 처방은 스트레스로 꽉 뭉쳐버린 '간(肝)'을 달래주는 데 집중합니다. 핵심 약재인 시호는 예민해진 신경을 안정시키고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疏肝)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만 받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신경성 소화불량과 복통을 다스립니다.

'나만의 처방'을 완성하는 생활 습관

아무리 좋은 한약이라도, 생활 습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효과는 절반에 그칠 수 있습니다. 내 소화불량 타입에 맞는 생활 습관을 함께 실천하여 '나만의 처방'을 완성해보세요.

1. '식체(食滯)' 타입이라면?

→ 식사량을 줄이고, 천천히 드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위장에 쉴 틈을 주는 것입니다. 평소 식사량의 3분의 2만 먹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한 입에 최소 30번 이상 씹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2. '비위허약(脾胃虛弱)' 타입이라면?

→ 따뜻한 음식과 충분한 수면. 약해진 '소화 엔진'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3. '간기범위(肝氣犯胃)' 타입이라면?

→ 가벼운 산책과 명상. '화가 난 장군(간)'을 달래주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확한 진단이 우선입니다

오늘 세 가지 대표적인 처방을 소개해 드렸지만, 이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일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화가 안되니 평위산을 먹어야지" 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복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성 소화불량 치료의 '골든타임'

일시적인 소화불량이 한 달 이상 반복되고, 소화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이는 위장의 기능이 만성적으로 저하되고 있다는 매우 중요한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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