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성 피부염 관리, 두피를 위한 관리법

1. 매일 씻는데 왜 자꾸 기름지고 벗겨질까요

두피가 기름지다고 느끼신 적 있으시죠. 샴푸를 했는데도 머리카락 사이로 하얀 각질이 비칩니다. 비듬이라고 하기엔 뭔가 더 끈적하고, 때로는 노랗게 딱지처럼 들러붙기도 합니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고, 스트레스를 받는 날만 그런 것도 아닌데 조금만 방심하면 다시 올라옵니다. 지루성 두피염, 많은 분들이 ‘피부질환’이라고만 생각하시지만 실제로는 생활 패턴 전체와 연결된 두피의 생리적 반응에 가깝습니다.

2. 완치가 아니라 조절이 필요한 이유

지루성 피부염은 곰팡이 때문입니다, 라는 설명. 맞습니다. 말라세지아라는 진균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곰팡이만 있다면 왜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을까요? 그 균이 문제를 일으키는 건, 우리 몸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는 조건일 때입니다. 피지가 많아지고, 두피가 습해지고, 몸의 방어 시스템이 잠시 무뎌지면, 말라세지아가 자리잡습니다. 그래서 이건 치료가 아니라 조절이 중요한 병입니다.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질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그 반복을 덜 요동치게 만드는 그게 지루성 두피염을 다루는 기본 태도입니다.

3. 샴푸는 씻는 게 아니라 남기지 않는 겁니다

두피에 뭔가 생기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더 자주 씻고 싶어집니다. 지성샴푸, 쿨링샴푸, 탈모샴푸까지 온갖 걸 번갈아 쓰게 되죠. 하지만 지루성 두피염은 덜 자극하고, 덜 남기는 방식으로 다뤄야 합니다. 먼저, pH가 중요합니다. 약산성, 그러니까 피부의 자연 상태와 비슷한 산도에 가까운 샴푸를 써야 불필요한 탈지와 장벽 손상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진균 성분이 들어간 제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제품은 주 2~3회 정도, 거품을 낸 채로 잠깐 두었다가 헹궈주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그 외의 날에는 자극을 최소화한 저자극 제품을 쓰는 게 낫습니다. 샴푸는 어떻게 씻느냐보다 어떻게 헹구고, 무엇을 남기지 않느냐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4. 보습은 바르는 게 아니라 균형을 맞추는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두피가 기름지면 보습은 안 하는 게 좋지 않나요?”라고 물으십니다.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지루성 두피염은 과잉 피지와 장벽 파괴가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보습은 단순히 바른다기보단 피부의 균형을 복원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기름진 크림보다는 수분 위주의 로션, 젤 타입을 선택해야 하고 피부가 당기거나 건조할 때만, 필요한 만큼만 쓰는 게 좋습니다. 특히 향료, 알코올, 실리콘이 포함된 제품은 가급적 피하셔야 합니다. 두피는 얼굴보다 민감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지루성 상태에서는 아주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5. 두피는 씻는 것만큼 말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건조입니다. 머리를 감고 나서, 두피를 잘 말리지 않으면 남아 있는 습기와 열기 때문에 말라세지아가 훨씬 잘 자랍니다. 특히 머리를 감은 직후 수건으로 감싸두는 습관, 자연건조로 방치하는 루틴은 피지와 수분이 뒤섞여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드라이기 바람이 싫으시다면 차가운 바람이나 저온 바람을 선택해서 두피부터 먼저 완전히 말리는 것, 그게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6. 남기지 않는 스타일링, 남용하지 않는 제품

두피염이 있다고 해서 모든 제품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컨디셔너도, 왁스도, 헤어미스트도 ‘쓰지 말아야 한다’기보다 ‘두피에 닿지 않게’, ‘남기지 않게’ 사용하는 게 핵심입니다. 컨디셔너는 모발 중간 이하에만 바르고 꼭 충분히 헹구어야 하고, 왁스나 젤은 두피 뿌리 부위에 닿지 않도록 사용하며 잠자기 전에 반드시 씻어내야 합니다. 두피에 직접 바르는 오일은 피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필요하다면 피막을 형성하지 않는, 비알레르기성 제품을 짧은 시간 동안만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지루성 두피염은 ‘나았다’고 끝나는 병이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계절이 바뀌거나, 잠을 못 자는 날이 늘어나면 다시 올라오고, 다시 뒤집히고, 다시 가려워집니다. 그런데 그 반복 속에서 자꾸 “또 시작이야”라는 마음을 붙잡게 되면, 몸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이 병의 소용돌이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이 병은 피부만의 병이 아니라, 루틴의 병이고, 패턴의 병입니다. 씻고, 말리고, 바르고, 쉬고, 피하고. 그걸 매일 반복하는 게 지겹더라도, 그 지루한 리듬이 나를 지켜주는 기술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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