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방귀 이유? 방귀가 계속 나와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은 웃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많은 분들이 진료실에서 조심스럽게 꺼내시는 증상 하나, 잦은 방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대부분은 "요즘 이상하게 방귀가 너무 자주 나와요", "소리나 냄새는 없는데 자꾸 배에 가스가 찬 느낌이 들어요"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분들이 말하는 ‘잦은 방귀’가 실제로 양이 많아진 건지, 아니면 감각 자체가 예민해진 건지, 그걸 구분해서 이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점이에요.

먼저, 방귀는 왜 생길까요?

생리학적으로 보면 방귀는 대부분 두 가지 경로로 발생합니다.

내부 생성

즉 장내 미생물의 발효 작용에 의한 가스 생성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소화하고 남은 섬유질이나 저분자 탄수화물이 대장에 도달하면 그걸 대장균총이 발효시키면서 수소(H₂), 메탄(CH₄), 이산화탄소(CO₂) 같은 가스가 생겨요. 특히 FODMAP이라고 불리는 발효되기 쉬운 단당류, 이당류, 올리고당류, 폴리올 같은 성분들이 과민한 장에서는 가스 생성량을 급격히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외부 흡입 공기

쉽게 말해 우리가 말을 하거나, 빨리 먹거나, 껌을 씹거나, 탄산음료를 마시면서 무의식적으로 삼킨 공기가 장이동을 따라 항문까지 내려오면서 배출되는 경우죠.

그럼 정말 방귀가 많아진 걸까요?

이게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에 10회에서 20회 사이의 방귀를 뀌는 게 정상이에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자주 뀌는 것 같지 않은데…" 하고 생각하시죠. 그러다가 어느 날 조금 더 배가 불편하거나, 조금 더 긴장한 상태에서 몇 번 방귀가 나왔을 때, 그 기억이 굉장히 강하게 뇌에 남는 겁니다.

즉, 방귀가 늘어난 게 아니라, 방귀가 각인된 거예요.

이건 '감각 해석'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복부의 팽만감, 장내 압력, 공기 이동 같은 건 실제로 장 안에서 수시로 일어나고 있어요. 그런데 그 감각을 뇌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불편감의 크기 자체가 달라집니다.

장–뇌 축(Gut–Brain Axis)

특히 장–뇌 축이라고 하는 복부 감각 신호가 대뇌 피질로 전달되고 거기서 감정적 평가, 불쾌감, 경계 반응까지 연결되는 경로가 과활성화되어 있다면 실제로는 아주 미세한 내장 감각만으로도 "지금 또 방귀가 나올 것 같다", "장이 불편하다", "또 가스가 찼다" 이런 감각으로 해석될 수 있어요.

내장 감각 과민(Visceral Hypersensitivity)

이건 기능성 위장장애, 특히 과민성 장증후군(IBS)이나 기능성 팽만(bloating subtype)에서 자주 나타나는 패턴이고요, 물리적으로 장에 문제가 없는데도 불편감은 실제 장 질환 이상으로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자분 입장에서는 "실제로 방귀가 자주 나오는데요?" 라고 느끼실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그건 감각 입력이 아니라, 감각 해석의 문제에 가까운 거죠.

실제로 가스가 많이 생성되는 경우

네, 물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SIBO (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 즉 소장 내 세균 과증식이 있는 경우예요. 소장은 원래 무균에 가까워야 하는데, 여기에 대장균이 올라와서 머무르게 되면 소장에서 바로 가스가 생성되면서 식후 바로 복부 팽만, 트림, 배꼽 주위 압박감, 급격한 방귀가 생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SIBO가 아닌, 기능성 감각 이상에서 비롯된 '방귀 많음 느낌'이 더 흔합니다.

그럼 이걸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첫 번째는 식습관 조절입니다.

FODMAP 식품군을 일시적으로 줄여보고 자신이 어떤 음식에서 반응성이 큰지를 관찰하는 게 필요해요. 대표적으로는 유제품, 양파, 마늘, 밀가루, 고구마, 사과, 꿀, 인공감미료 같은 것들입니다. 이걸 다 끊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점진적으로 재도입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복부 감각에 대한 인지 반응을 조정하는 것이에요.

방귀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그걸 "이건 내 장이 이상한 거야"라고 해석하는 순간, 그 감각은 훨씬 더 자주 떠오르게 됩니다. 우리는 그걸 주의 강화(cognitive reinforcement)라고 부르는데, 이게 반복되면 실제로는 방귀가 안 나왔더라도 "오늘도 불편했다"고 기억하게 돼요.

세 번째는 복부 긴장이나 스트레스 요소 조절입니다.

배에 힘이 들어가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장의 연동운동도 달라지고, 방귀가 통과하는 느낌도 과장되게 느껴집니다. 명상, 복식호흡, HRV 기반 이완법, 장부자극 요법 같은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요,

잦은 방귀는 실제로 방귀가 많아졌기 때문이기보다 방귀가 불편했던 기억과 감각이 자주 떠오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특정 장 질환이 있어서가 아니라 감각 처리와 해석, 그리고 장내 가스 조절 리듬이 조금 민감해져 있기 때문일 수 있어요. 이럴 땐 무작정 장이 나쁘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감각, 식이, 스트레스 세 축을 균형 있게 점검해보는 게 훨씬 더 정확한 접근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정리해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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