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갑자기 오한 들때 이유는?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한의사 입니다.
밤에 자다가 한기가 훅 들면서 깨요. 왜 이런가요? 자다 말고 한기가 훅 들면서 깨는 경험, 겪어보신 분들은 알 겁니다. 갑자기 으슬으슬 추워지면서, 몸을 움츠리게 되고, 입술이 떨리거나, 이가 딱딱 맞부딪히기도 하고요.
가장 당황스러운 건 이게 실내 온도랑 전혀 관계없을 때입니다. 에어컨도 안 틀었고, 창문도 닫혀 있었는데 속에서부터 추운 감각이 올라오는 거죠. 덮고 있던 이불을 다시 감싸고도 몇 분, 길면 십여 분이 지나야 몸이 서서히 따뜻해집니다.
환자분들은 이걸 “그냥 추운 게 아니라, 속에서 체온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에요” “힘이 빠지는 동시에 오한이 확 와요” 이렇게 표현하십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될수록, 자는 시간이 더 피곤해지고, 수면의 질도 떨어지게 됩니다. 이건 단순히 '춥다'는 감각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몸이 체온을 유지할 힘을 잃는 순간, 즉, 심부 체열 유지 능력이 무너지는 현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그 배경엔 복잡한 생리 리듬과 심화된 피로, 감정, 소화 기능의 연쇄작용이 숨어 있습니다.
오한이 오는 시간대는 왜 하필 새벽인가요?
신기하게도 이 오한은 저녁이나 한낮이 아니라 자정에서 새벽 사이에 집중됩니다. 이 시간대에는 단순히 어둡고 조용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이 체온을 자연스럽게 낮추는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자정에서 새벽 2~4시 사이, 몸은 수면을 깊게 유지하기 위해 심부 체온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조절에 들어갑니다. 그래야 뇌와 장기가 효율적으로 회복되고, 낮 동안의 활동으로 발생한 열을 식힐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떨어져야 할 체온이 과도하게 하강하거나, 체온 조절 기전이 약해진 상태로 방치되기도 합니다. 특히 체력 소모가 심했거나, 속열과 겉한(겉은 차고 속은 뜨거운 체질)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면, 이 체온 조절 실패가 극심한 오한으로 나타납니다.
덮고 자는데도 추운 느낌은 왜 사라지지 않나요?
환자분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지점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는데도 몸이 춥고, 안에서부터 시린 느낌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체온 자체가 낮은 건 아닐 텐데 왜 그럴까” 하고 의문을 가지게 되죠.
여기서 중요한 건, 우리가 말하는 '추움'이라는 감각이 단순히 체온계 숫자에만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겉에서 덮어주는 보온과 몸 안에서 발생하는 온기, 즉 스스로 만들어내는 내열(內熱) 사이에 불균형이 생겼을 때 이런 현상이 발생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양허(陽虛)상태로 이해하는데, 몸 안에서 열을 만들어내는 기능, 즉 신장의 기운이나 비위의 생리작용이 떨어지면 겉으로 따뜻한 환경에서도 내부는 시리고 축축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한밤중에 깼는데, 이상하게 으슬으슬 떨려요
이런 증상을 말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표현하세요. “자다 깼는데, 뭔가 으슬으슬 떨리고 춥고…” 특히 새벽 2시~4시 사이에 깨서 몸을 움츠리게 되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후 몸이 더 식은 것 같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단순히 외부 온도 때문이 아니라, 몸 안의 리듬이 한 번 크게 떨어지는 시간대가 있다는 점입니다. 한의학적으로는 이 시간을 간담계통이 정리를 맡는 새벽 시간대, 혹은 신장의 기운이 가장 깊어지는 시점으로 보는데, 이때 체내 에너지 순환이 고요해지는 순간 내부 열의 생산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면서 몸이 그 공허함을 '추움'이라는 감각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계속 이러면 큰 병이 되는 걸까요?
“이런 식으로 자다가 계속 춥고, 오한 오고, 그러다 또 땀 흘리고… 이게 어디 안 좋아지는 전조 아닐까요?” 이렇게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증상 하나만으로 심각한 질환을 바로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런 신호가 반복된다는 건 ‘기능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심부 체온 조절이 계속 실패한다는 건 자율신경계가 피로해져 있다는 징후일 수 있고, 밤마다 열이 떨어졌다 올라가기를 반복한다면 호르몬 리듬이나 신진대사의 패턴 자체가 왜곡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진료 관련 안내 사항
- 진료 시간-
- 월-금 오전 10:00 - 오후 7:00
점심시간 오후 1:00 - 2:00
※ 블로그를 통한 개별 상담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예약 및 진료 관련 문의는 네이버 플레이스 또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백록담한의원 인천 연수구 컨벤시아대로 81, 송도 드림시티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