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대장증후군 가스형 원인

배가 빵빵하게 부어오르는 느낌, 과민성대장증후군 가스형은 뭘까? 설사도 아닌데 배가 불편한 사람들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입니다.

오늘은 과민성대장증후군 중에서도 좀 덜 알려진, 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흔한 유형인 가스형 IBS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먹기만 하면 바로 배가 불러요.”

“트림이 멈추질 않고, 배에서는 계속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나요.”

“화장실은 평소처럼 가는데, 이 팽만감이 너무 불편해요.”

이런 얘기,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본인이 겪고 계신 분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병원 가서 검사하면 아무 이상도 안 나온다고 하니까, 그냥 참거나 “내가 예민한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쉬워요.

그런데 이건 단순한 민감함이 아닙니다. 실제로 장에서 뭔가 잘못된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숨겨진 유형 – 가스형 IBS

과민성대장증후군, 흔히 IBS라고 부르는 이 질환은 보통 설사형, 변비형, 혼합형으로 나뉘죠.

하지만 병원에서는 자주 듣게 되는 또 다른 유형이 있습니다. 설사도 변비도 아닌데, 배가 너무 자주 부풀고 트림이 많고, 장에서 소리가 나서 일상생활이 힘들다는 분들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스형 IBS'입니다. 공식 분류에는 없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가스형 IBS, 단순히 가스가 많은 게 아닙니다

이 증상은 그냥 “장에 가스가 좀 찼나 보네” 하고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꽤 복잡한 메커니즘이 숨어 있어요.

예를 들어, 소장에 있어서는 안 될 세균이 많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래는 거의 세균이 없어야 하는 곳인데, 대장의 균이 거꾸로 올라오면서 소장에서 당류를 먼저 발효해버리죠.

이때 나오는 수소나 메탄 같은 가스가 장을 압박하게 되면, 식사 후에 빠르게 배가 빵빵해지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이걸 SIBO라고 부르는데, 가스형 IBS 환자 중 상당수가 실제로 이 상태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세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장 안에 가스가 많지 않아도 배가 부풀어 오릅니다. 왜냐하면 장이 그 가스를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거죠.

감각신경이 과민해져 있어서 조금만 부풀어도 뇌에서는 ‘배가 터질 것 같아’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내장 감각이 과민해진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또, 가스가 잘 빠져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동운동이 원활하지 않거나, 항문 주변의 괄약근이 긴장된 상태라면, 가스는 계속 안에 남아 있게 되고, 그게 팽만감으로 이어지죠.

어떤 분들은 “배는 부풀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방귀가 안 나와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여기에 복벽 자체가 유연하지 않거나, 복식 호흡이 잘 안 되는 사람들도 같은 양의 가스를 갖고 있어도 훨씬 더 답답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체형이나 긴장 상태, 호흡 습관도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음식도 한 몫 합니다. 우리가 흔히 건강식이라고 생각하는 채소나 과일, 콩류, 유제품 같은 음식들이 어떤 사람에겐 오히려 발효를 빠르게 일으키면서 가스를 생성할 수 있어요.

특히 FODMAP이라고 불리는 발효성 당류는 가스형 IBS 환자들에게 큰 자극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나 긴장 상태가 이 모든 걸 더 증폭시킵니다. 장은 감정에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장과 뇌는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어서, 머리에서 “지금 불안해”라는 신호가 오면 장도 똑같이 반응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발표 전이나 회의 시간만 되면 배가 불러오고, 꾸르륵거리고, 더부룩해지는 증상을 겪어요. 이건 뇌–장 축의 문제라고도 표현합니다.

SIBO와의 관계

가스형 IBS 환자 중에 소장세균과잉증식, 즉 SIBO 상태가 확인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증상이 거의 흡사하거든요.

식사하고 나서 바로 배가 불러오고, 트림이 많아지고, 장에서 소리가 나고, 속이 꽉 찬 것 같은 느낌. 이런 증상들이 SIBO 환자에게서 그대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가스형 IBS는 SIBO를 의심해보는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참는 게 아니라, 신호를 읽어야 할 때

많은 분들이 이걸 “예민하다”는 말로 넘깁니다. 그런데 이건 예민한 게 아니라, 장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장은 무언가 잘못됐을 때 팽만이나 트림, 소리 같은 방식으로 항의하거든요.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도, 이 불편함은 실존하는 문제입니다.

기능적인 이상, 감각의 문제, 신경계의 문제, 전부 병리적인 접근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그러니까 그냥 넘기지 마세요.

이건 단순히 가스가 좀 찬 문제가 아니라, 장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구조적인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지금 이 불편함을 그대로 참는 게 아니라,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장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

#과민성대증후군가스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