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저혈압인데, 왜 아무도 내 증상을 설명해주지 않을까?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한의사 입니다.
기립성저혈압, 병명을 알기 전, 그 낯선 시작
기립성저혈압이라는 이름을 처음 듣기 전, 많은 사람들은 ‘내 몸이 이상하다’는 직감만으로 오랜 시간을 보냅니다.
“일어설 때마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정신이 멍해요.”
“샤워하다가 갑자기 숨이 가빠지고 쓰러질 뻔했어요.”
“머리가 붕 뜬 것 같고,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병원에 가기까지는 꽤 오래 걸립니다. 이상하긴 한데, 딱히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고, 단순히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나쁜 거라고 넘기기 일쑤죠.
또 한 가지, 주변 사람들에게 이 증상을 말해도 잘 전달되지 않습니다.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빈혈 아니야?”
그저 물을 더 마시고 잘 쉬라는 조언만 돌아옵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은 압니다. 이건 단순한 피로나 예민함이 아니라는 것.
몸이 말을 안 듣고, 감각이 이상하고, 뭔가가 ‘내려가는 느낌’이라는 걸요. 그 직감이 쌓이고, 일상에서의 불편이 커지고, 일어섰을 때 휘청이는 자신이 더 이상 낯설지 않아질 때쯤, 비로소 병원을 찾게 됩니다.
병원 진단과 치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불편한 이유
기립성저혈압이라는 진단을 받고 나면, 많은 환자들은 ‘드디어 이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이름을 얻었다’는 안도감과 함께 ‘이제 치료만 하면 나아지겠지’라는 기대를 갖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됩니다. 진단은 받았지만, 치료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
병원에서는 보통 기립경 검사(tilt table test)를 통해 기립 시 혈압 저하가 있는지, 심박수 변화가 동반되는지를 체크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립성저혈압, 혹은 심박수 증가가 동반되면 POTS(체위성 빈맥 증후군)로 진단되기도 하죠.
치료 방법
- 생활습관 조절: 물과 염분을 많이 섭취하고, 누워서 자는 각도를 조절하고, 갑작스러운 체위 변화나 오래 서 있는 걸 피하라는 지침이 주어집니다.
- 약물치료: 플루드로코르티손(fludrocortisone) 같은 미네랄코르티코이드는 체액을 유지하게 도와주고, 미도드린(midodrine)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올려주는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치료에도 불구하고 일상은 여전히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증상은 ‘혈압’이 아니라 ‘감각’의 문제
기립성저혈압이라는 이름은 혈압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정작 환자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건 수치로는 설명되지 않는 감각의 이상입니다.
“몸이 붕 떠 있는 것 같아요. 발이 바닥에 안 닿는 느낌이에요.”
“가슴이 철렁하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데, 어디가 아프다고 말하기도 애매해요.”
“계속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뭔가 안에서 ‘쑥’ 빠지는 기분이 들어요.”
“누워있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일어나면 세상이 비스듬히 보이는 것 같고 어질어질해요.”
한의학은 무엇을 다르게 보는가?
기립성저혈압이란 이름은 서양의학적으로는 혈압 조절 실패, 즉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문제로 규정되지만, 한의학에서는 이 증상이 어떤 체내 흐름의 “붕괴” 또는 “쇠약”에서 비롯되었는가를 묻는 데서 출발합니다.
중심축의 안정성
한의학에서는 심이 위에서 열을 주도하고, 신은 아래에서 수를 다스리며 이 둘이 화수교제(火水交濟) 되어야 인체의 중심축이 안정된다고 보죠.
침, 한약 치료는 어떤 기준으로 설계되는가
한의학에서 기립성저혈압 치료는 단순히 ‘기운을 보강하자’는 식의 일률적인 접근으로 설계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증상의 감각, 유발 상황, 동반 증상, 시간대, 체력 상태 등 다층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어느 축이 무너졌는가’를 판단하고 그에 맞는 회복 순서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단되지 않은 증상을 감각의 언어로 설명한다는 것
기립성저혈압을 겪는 많은 사람들은 병명보다 더 오래, 더 깊게 남아 있는 감각의 기억을 말합니다.
“기운이 쑥 빠지는 느낌이에요.”
“속이 비워진 것 같고, 아무 힘이 안 들어가요.”
“일어섰을 뿐인데, 몸이 허공에 붕 떠 있는 것 같아요.”
“가슴이 먼저 튀어나오는 느낌이고, 배는 빠져 있어요.”
이런 말들은 의학적으로는 애매한 표현들일 수 있지만, 환자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생생한 실체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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