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움과 불안감이 함께 올 때, 어떤 문제일까?
인천 어지럼증
어지러움과 불안, 그리고 그 감각의 정체를 파헤쳐봅니다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입니다.
1. 어지러움이라는 말, 너무 애매하지 않나요?
병원에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지러워요.”
그런데 그 말만 가지고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어떤 분은 머리가 핑 돈다고 하고, 어떤 분은 땅이 꺼진다고 하고, 또 어떤 분은 눈앞이 갑자기 하얘진다고 하시죠. 겉으로 보이기엔 같은 ‘어지러움’이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병리를 말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어지러움과 불안,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얽혀서 오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 어지러움이라는 감각을 조금 더 정확하게 들여다보려 합니다.
2. 몸이 먼저 흔들렸을 때, 불안은 따라옵니다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들고, 몸을 가눌 수 없을 때. 이건 보통 회전성 어지럼이라고 부르는데요. 이석증처럼 귀 속의 평형기관이 문제가 생겼을 때 잘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혹은 바이러스 감염 이후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죠. 이런 경우엔 불안이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몸이 먼저 흔들렸고, 그 감각이 너무 생생했기 때문에 뇌가 “큰일 났다”라고 반응하는 겁니다.
3. 반대로, 불안이 먼저 흔들릴 때도 있습니다
회의 전, 사람 많은 지하철, 또는 이유도 없이 갑자기. 가슴이 뛰기 시작하고, 숨이 차고, 손발이 떨립니다. 그리고 나서… 머리가 붕 뜨는 것 같고 중심이 안 잡히는 느낌이 오죠. 이건 흔히 말하는 공황장애나 불안장애에서 나타나는 양상입니다. 특히 과호흡 증후군이 이런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어요. 숨을 너무 빨리 쉬게 되면 뇌혈류에 변화가 생기고, 그게 어지러움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이럴 때는 신체가 문제라기보다, 뇌와 자율신경계가 너무 긴장하고 있다는 사인이기도 합니다.
4. 증상 양상별로 달라지는 감별 포인트
그럼 이런 어지러움들, 도대체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면? → 전정계 이상 가능성. 귀나 내이 쪽 문제죠.
- 눈앞이 갑자기 하얘진다? → 기립성 저혈압이나 혈류 순환 문제일 수 있습니다.
- 땅이 흔들리는 것 같고 휘청거리는 느낌? → 감각 통합 이상이나 뇌질환 가능성도 있습니다.
- 붕 떠 있는 느낌, 현실감이 없는 느낌이라면? → 자율신경 실조나 불안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어지럼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다양한 병태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5. 어지럼 + 다른 증상이 있을 땐 더 주의해야 합니다
어지럼만 있는 게 아니라, 귀에서 소리도 나고 먹먹하다면? → 메니에르병처럼 귀 자체의 문제일 수 있고요.
어지럼 + 가슴 두근거림 + 숨참 → 공황발작이나 자율신경계 과항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어지럼 + 눈앞이 캄캄해지고 식은땀이 난다? → 미주신경성 실신, 혹은 심장 쪽 문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어지럼 + 멍함 + 피로감이 계속된다면? 자율신경기능의 저하, 혹은 브레인포그와 유사한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6.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구분할까요?
한의학에서도 이 증상을 그냥 “어지럽다”로 넘기지 않습니다. 양상에 따라 병기가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 회전성이면? → 풍담상요, 간풍상항 같은 개념으로 봅니다.
- 붕 뜨는 느낌, 중심을 못 잡겠다면? → 심담허겁, 기역상역 같은 진단이 나오죠.
- 머리가 무겁고 멍하다면? → 담습중저, 혹은 습열로 인한 담탁한 기운이 뇌를 덮은 상태로 해석합니다.
- 눈앞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힘이 빠진다면? → 기허하함, 신양부족을 의심합니다.
이처럼 한의학은 어지럼이라는 감각을 상하좌우의 흐름, 정신의 불균형, 장부의 허실 등으로 다층적으로 해석합니다.
7. 결국, 이건 악순환을 끊어내는 문제입니다
몸이 흔들려서 뇌가 불안해지고, 불안한 뇌가 다시 몸을 더 흔들고. 그렇게 악순환의 고리가 생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어지러워요”라는 말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어지러운지, 그 전에 어떤 감각이 있었는지, 몸이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8. 구체적인 말이 더 정확한 진단으로 이어집니다
단순히 “어지러워요”가 아니라 “머리가 핑 돈다”, “눈앞이 하얘졌다”, “땅이 꺼진다”라고 구체적으로 말해보세요. 그 한 마디가 진료 방향을 바꾸고, 치료 전략을 다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몸의 감각을 예민하게 느끼는 것, 때론 그게 너무 힘들 수 있지만, 바로 그 감각 덕분에 우리는 더 정확한 회복의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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