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제거 수술 후 매일 설사… 왜 회복되지 않을까?

1. “담낭 없이도 산다는데… 왜 자꾸 탈이 날까요?”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담낭도 제거했고, 의사는 말하죠. “이제 괜찮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수술 이후 삶은 괜찮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 화장실을 몇 번씩 들락거리고, 식사는 하긴 하는데 소화가 안 되고, 기운은 자꾸 빠집니다. “담낭은 없어도 된다고 했는데… 왜 몸이 이렇게 힘든 걸까요?” 이건 단순히 ‘장 하나 뗀’ 문제가 아닙니다. 몸은 지금, ‘잃어버린 조율’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거죠.

2. 담낭은 정말 없어도 되는 장기인가요?

많은 분들이 이런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담낭은 없어도 괜찮아요. 간이 알아서 하니까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담즙은 원래 간에서 만들어지고, 담낭은 그걸 저장하는 역할이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리듬’입니다. 담낭은 식사할 때 담즙을 순간적으로 분사해줍니다. 지방이 들어왔을 때, 위에서 음식물이 내려올 때 그 타이밍에 맞춰 담즙을 쏴주는 거죠. 하지만 담낭이 사라지면? 그 담즙은 조절 없이 계속 흘러나옵니다. 밥을 안 먹었는데도 장에 자극이 가해지고, 이 자극이 장운동을 항진시키고, 결국 설사로 이어집니다.

3. 담즙의 역할: 기름기를 녹이고, 흡수를 도와준다

담즙은 단순한 소화액이 아닙니다. 지방을 유화해서 미셀이라는 입자로 만들고, 그걸 소장에서 흡수되도록 돕습니다. 담즙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지용성 비타민 흡수 저하 (A, D, E, K)
  • 지방 흡수 저하 → 배변 문제
  • 에너지 부족, 기력 저하

한마디로, 잘 먹어도 잘 흡수되지 않는 몸이 됩니다.

4. 설사와 소화불량이 만성화되는 이유

처음엔 담즙의 흐름 문제로 시작된 증상 어느 순간 만성화되기 시작합니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깨지고 점막이 지속적으로 자극받고 담즙산이 장에서 제대로 회수되지 않으며 설사는 ‘습관’이 된 장에서 반복됩니다. 심한 경우엔, 담즙산 자체가 장을 자극해 염증성 설사까지 유발할 수 있죠.

5. ‘작은 장기’가 무너뜨린 몸의 조화

한의학에서는 장기를 단독으로 보지 않습니다. 담낭은 간과 짝을 이루며, 결단력, 리듬감, 기세와 관련된 기능을 갖습니다. 담낭을 제거했다는 건, 저장과 방출 타이밍, 식사 후의 리듬감 있는 소화 반응이 한쪽에서 무너졌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여파는 곧바로 비위 기능 저하, 즉, 소화기 약화와 설사로 이어집니다.

6. 어떻게 회복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지사제나 영양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필요한 건 세 가지입니다:

  1. 소화 리듬 회복: 밥 먹기 전 후 담즙 분비 리듬을 재조율
  2. 간담-비위의 조화 회복: 담의 흐름을 조절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3. 장내 흡수력 개선: 장점막 재생, 유익균 회복, 담즙산 회수 기능 회복

한의학에서는 담즙 누출 조절에는 청간약과 이습제를, 비위 기능 회복에는 건비약, 기력 저하에는 보기약을 활용합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조합과 시점은 다르지만, 몸 전체를 하나로 보는 접근이 핵심입니다.

7. 담낭은 없어도, 조화는 필요하다

작은 장기 하나지만, 그 장기는 몸의 리듬을 지탱하는 균형추였습니다. 수술로 구조는 정리됐을지 몰라도, 이후 남은 건 몸의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단순히 생존을 넘어, 제대로 흡수하고 회복하는 삶을 위해 몸의 리듬을 다시 조율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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