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후유증 신경통이 나타나기 전에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입니다.

피부에 남은, 보이지 않는 불씨

피부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살갗 안쪽에서부터 바늘 수십 개가 찌르는 듯한 통증이 시작됩니다. 며칠 뒤, 그 길을 따라 붉은 띠와 함께 물집이 올라옵니다. 끔찍한 통증의 시간이 지나고, 피부는 다 나았다고 하는데 여전히 옷깃만 스쳐도 살을 에는 듯한 고통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피부는 멀쩡해졌는데, 그 부위는 계속 아파요. 전기가 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화끈거리기도 해요. 이게 후유증인가요?”

대상포진의 진짜 공포는 피부의 발진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보이지 않는 통증의 불씨가 남아 나의 일상을 계속해서 괴롭힐 수 있다는 불안감입니다.

내 몸에 잠들어 있던 '화산'이 깨어나다

대상포진의 원인은 어릴 적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입니다. 수두를 앓고 난 뒤, 이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의 신경절에 마치 ‘휴면 화산’처럼 수십 년간 조용히 잠복해 있습니다.

평소에는 우리 몸의 강력한 면역력이 이 화산이 폭발하지 않도록 단단하게 억누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로나 극심한 스트레스, 노화로 면역력이라는 지각판이 약해지면, 이 휴면 화산이 다시 깨어납니다.

바이러스라는 뜨거운 ‘용암’이 하나의 신경 줄기를 타고 흘러나와, 피부 표면에 붉은 발진과 물집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신경 자체에 극심한 통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간의 불'이 '피부의 늪'을 만들다

한의학에서는 대상포진을 내 몸의 '방어력(정기正氣)'이 약해진 틈을 타, 내부에 잠재되어 있던 ‘화(火)’와 ‘습기(濕)’가 피부로 폭발하는 것으로 봅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주관하는 ‘간(肝)’에 쌓인 불(간화肝火)이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이 뜨거운 불이 몸의 수분 대사를 방해하여 끈적한 습기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피부에 물집(수포)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이 유독 극심한 스트레스 후에 잘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통증의 후유증을 막는 3가지 원칙

급성기 동안의 관리가 평생의 통증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원칙 1: 절대 안정 (Absolute Rest)

대상포진은 내 몸의 면역력이 바닥났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모든 활동을 멈추고, 우리 몸의 모든 에너지가 바이러스와 싸우고 신경을 회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절대적인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원칙 2: 수포 관리 (Blister Care)

물집을 터뜨리면 2차 세균 감염의 위험이 커지고 흉터가 남을 수 있습니다.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최대한 보호하고, 청결하게 관리하여 피부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후유증 예방의 핵심입니다.

원칙 3: 면역력 강화 (Immune Support)

몸의 방어력을 키우기 위해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수적입니다.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음주나 과로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피부의 상처'가 '신경의 흉터'로 남기 전에

대상포진의 골든타임은 피부 발진이 나타난 후 72시간 이내입니다. 이 시간 안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염증과 바이러스를 제압하여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느냐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무서운 후유증의 발생 여부를 결정합니다.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길은, 피부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손상된 신경이 계속해서 ‘유령 통증’ 신호를 보내는, 몇 달, 혹은 몇 년간 지속될 수 있는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하지만 골든타임 내에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시작하는 길은, 단순히 피부를 회복시키는 것을 넘어 ‘통증 없는 편안한 일상’을 되찾고, 지긋지긋한 후유증의 고리를 미리 끊어내는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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