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토록 불안하고, 또 이렇게 가라앉을까?”
불안과 우울이 함께 오는 이유 — 그리고 거기서 벗어나는 법
1. “감정기복이 심해서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기분이 너무 자주 변해요. 하루에도 몇 번씩 들떴다가 가라앉고, 뭔가 했다가 다 포기하고 싶어지고, 사람들과 말하다가도 갑자기 조용해지고 싶어져요.”
그리고 덧붙입니다.
“저, 혹시 조울증인가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흔한 건 불안과 우울이 함께 만드는 감정의 파도 속에 있는 것입니다. 그건 성격이 약해서도, 멘탈이 나빠서도 아닙니다. 구조적인 감각 루프 속에 당신이 갇혀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2. 불안과 우울은 같이 온다 — 그리고 서로를 키운다
우울증 환자의 절반 이상은 불안을 함께 겪습니다. 불안장애를 진단받은 사람들 중 절반은 우울 증상을 호소합니다. 이 둘은 다른 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키워주는 이웃입니다.
불안은 당신을 긴장시키고, 과도한 예민함과 신경과민으로 탈진시키고, 그 탈진은 무기력과 무의미함을 불러옵니다. 그게 우울입니다. 그리고 우울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너는 아무 것도 못해”, “사람들도 널 싫어할 거야”, 그 말이 다시 불안을 부릅니다.
“이러다 또 무너지면 어쩌지?”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가면 어쩌지?” 이건 하나의 정서적 피드백 루프입니다. 불안과 우울이 엇갈리며 감정을 흔들고, 당신은 그 파도 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3. 감정기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감각기복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기분이 들쭉날쭉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그건 자율신경계의 과각성과 탈진이 반복되는 구조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날은 과하게 경계하고, 어떤 날은 모든 걸 닫아버리고 싶고, 잠깐은 좋아졌다가 곧 무너지는 느낌. 이건 성격 문제가 아니라, 감각 시스템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뇌가 감정을 해석하는 과정입니다. 그 감정은 진짜 '나'일까요? 그건 단지 지나가는 파형일 수도 있습니다.
4. 두 번째 화살 — 감정을 키우는 건 감정이 아니다
불교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통스러운 감정은 첫 번째 화살이다. 그 감정에 저항하고 의미를 붙이고 두려워하는 건 두 번째 화살이다.”
첫 번째 화살은 몸의 긴장, 심장의 두근거림, 생각의 혼란입니다. 두 번째 화살은 그것을 “이상하다”, “큰일이다”, “끊어야 한다”는 해석과 저항입니다. 현대 심리치료도 같은 말을 합니다.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마라. 감정이 일어난다는 사실과 함께 머물라.
5. ACT는 불교처럼 말한다 — 감정과 ‘나’를 분리하라
수용전념치료(ACT)는 감정과 자기 자신을 구별하라고 말합니다. “나는 불안하다”가 아니라 → “나는 지금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 “나는 우울하다”가 아니라 → “우울이 지금 내 안에 있다.” 당신은 감정 그 자체가 아닙니다. 당신은 감정이 지나가는 자리에 머무는 의식 그 자체입니다.
불교에서는 그것을 ‘지켜보는 나’라 말하고, ACT에서는 ‘맥락적 자기(self-as-context)’라 부릅니다. 이 두 접근은 언어는 다르지만, 완전히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6.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말고, 감정과 함께 있어라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줄이는 법을 찾습니다. “불안을 멈추는 법”, “우울감을 해소하는 법” 하지만 그럴수록 감정은 더 커집니다. 왜냐하면, 감정은 억누를수록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감정에서 빠져나오려 하지 않고, 그 감정이 나를 통과하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불안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우울감이 파도처럼 몰려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이 감정은 곧 사라질 수 있다”는 자각, 그리고 “이 감정이 내가 아니다”라는 거리두기가 당신을 루프 바깥으로 옮겨놓을 수 있습니다.
7. 고통은 화살이 아니다. 반응이 화살이다
우리는 감정 때문에 고통받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에 대한 해석과 반응 때문에 고통이 증폭됩니다. 불안과 우울, 감정기복 그것들은 우리를 규정하는 이름이 아닙니다. 그건 지나가는 감각입니다. 몸이 기억한 경로입니다.
하지만 기억은 재구성될 수 있습니다. 루프는 다시 설계될 수 있습니다. 붓다는 말했습니다.
“지나가는 바람에 이름을 붙이지 마라. 바람은 너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감정이 왔을 때 그걸 당신이라 부르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지나가게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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