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의 진짜 쓰임새 - 인천 보약 한의원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원장입니다.

“요즘도 보약 먹는 사람이 있어요?”

요즘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요즘처럼 다 잘 먹는 시대에… 굳이 보약을 먹을 필요가 있을까요?” 이 질문은 얼핏 타당해 보입니다. 요즘은 단백질도 풍부하고, 영양제도 잘 챙기고, 하루 세끼도 거르지 않고 드시니까요.

하지만 환자분들의 실제 상태는 전혀 다릅니다. 칼로리는 넘치고, 영양제는 가득한데… 기운이 안 나고, 회복이 안 되고, 만성 피로는 그대로입니다. 수면 시간은 충분한데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괴롭고요. 무기력하고, 이유 없이 짜증 나고, 감기 한 번 걸리면 회복에 몇 주씩 걸리죠.

잘 먹는데도 회복이 안 되는 이유

많은 분들이 보약을 영양 보충제의 한 종류처럼 생각하십니다. 비타민이나 단백질처럼, 뭔가 부족한 걸 채워주는 개념으로요. 그래서 “이 시대에 보약이 무슨 소용이냐”는 질문도 나오는 거겠죠.

하지만 사실 보약은 영양을 채워주는 개념이 아니라, 회복력을 복원시키는 전략입니다. '소진된 몸이 다시 리듬을 되찾고, 내부 시스템이 재가동되게 돕는 구조적 중재’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과로 후 무기력해진 몸은, 잠을 자도 회복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에 찌들어 신경이 예민해진 사람은, 하루 쉬어도 기운이 안 돌아오고요. 바이러스 감염 이후 기력이 떨어지면, 비타민을 아무리 먹어도 쉽게 낫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기운’의 문제가 아니라, ‘회복 시스템’의 붕괴이기 때문입니다.

보약은 ‘보충제’가 아니라 ‘회복 설계도’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보법(補法)은 단순히 뭔가를 ‘더 넣어주는’ 기술이 아닙니다. 기혈(氣血)이나 정기(正氣)같은 생리적 자원의 흐름과 저장 능력을 복원하는 동태적 치료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같은 처방을 보면, 그 안에는 기를 북돋는 약, 피를 보하는 약, 수분을 돌보는 약,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들이 균형 있게 들어있습니다. 이게 의미하는 건 단순히 ‘힘을 내게 해준다’가 아니라, 회복 시스템 자체를 재정렬한다는 겁니다.

소진된 현대인, 보약이 필요한 이유

이제 ‘소진’이라는 단어를 한 번 떠올려보세요.

  • 출산 후 회복이 안 되는 산모
  • 야근과 스트레스로 탈진한 직장인
  • 교대근무 후 불면과 식욕 저하를 겪는 간호사
  • 코로나 후유증으로 무기력해진 30대 남성
  • 운동은 꾸준히 하는데 기운이 안 붙고 잠만 오는 40대 여성

이런 분들한테 비타민을 더 먹으라고 한다고 해결될까요? 아니죠. 그들에게 필요한 건 “몸이 다시 리듬을 회복하고,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설계”입니다. 그게 바로 보약의 역할입니다.

예를 들어서, 증상 접근 방향

증상 처방 예시
수면장애 + 감정 기복 자음안신 + 보심혈천왕보심단, 귀비탕
만성 피로 + 면역 저하 보기보혈 + 익기양음십전대보탕, 생맥산
생리불순 + 냉한 체질 온경산한 + 보기양혈온경탕, 조경종옥탕
장기 피로 + 소화불량 건비화습 + 보중익기육군자탕, 삼출건비탕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비로소 몸이 회복할 준비를 갖추게 되는 겁니다.

보약은 ‘더 먹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회복하는 법’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예전보다 더 잘 먹습니다. 하지만 회복은 더 느리고, 피로는 더 쌓이고, 몸은 더 고장 나기 쉬워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대의 보약은 단순한 체력 보강이 아니라, 소진된 회복력을 재건하고, 망가진 리듬을 다시 설계하는 복원 전략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병을 치료하는 건 잘하지만, 건강을 회복하는 기술은 점점 잊어버리고 있거든요. 보약은 그 회복의 설계도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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