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와 땀 배출의 관계

이전 글에서 아토피 부위가 연령에 따라 변해가는 것에 대해서 sweating ability와의 연관성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아토피가 잘 생기는 부위와 그 이유?

아토피 병리의 기본적인 구조를 보여주는 도표입니다.

실제로 아토피 환자들에게 땀이 나는지 물어보면 대개 땀이 잘 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운동을 하거나 더워도 몸에서 땀이 잘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피부를 직접 만지거나 눈으로 관찰할 때에도 피부가 건조할 뿐만 아니라 딱 봐도 땀샘이 어딘가 막혀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되죠.

땀의 기능과 피부 보호

잘 아시다시피 땀의 대표적인 기능은 체온 조절입니다. 그 외에도 피지와 땀이 섞여 형성하게 되는 hydrolipidic film이 피부 표면을 덮어 피부의 일차적인 보호막(frontline barrier)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Sweat in the pathogenesis of atopic dermatitis
출처: Murota, H., et al. (2018). Allergology International. doi:10.1016/j.alit.2018.06.003

땀과 함께 분비되는 다양한 생리적 성분들이 미생물을 억제하거나 항알러젠 등에 관여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피부에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는 등 skin barrier function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컨디셔닝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는데요.

땀 배출 과정의 복잡성

Sweat excretion and reabsorption
출처: Murota, H., et al. (2015). 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 doi:10.1016/j.jdermsci.2014.08.011

땀의 배출과 재흡수에 대한 도식입니다. 이런 그림들을 보면 대략 역시나 매우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편입니다. 다만 위 연구에 보면 땀 배출 과정에 히스타민으로 인한 땀 배출 억제가 나타남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토피 환자의 땀 배출 저하

이와 관련해서 아토피 환자 특히 여자인 경우에 땀을 배출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음을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실제로 아토피 환자들은 땀을 배출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고 그로 인한 피부의 정상적인 기능 저하가 아토피 질환의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한 원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Sweat excretion in atopic patients
출처: Murota, H., et al. (2018). Allergology International. doi:10.1016/j.alit.2018.06.003

땀과 아토피 증상의 관계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땀은 아토피의 악화 요인으로 지목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것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주관적 설문 조사 연구 등에서도 여러번 나온 결론이라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환자들이 땀이 나고 나서 증상이 악화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괴리는 어디서 발생했을까요?

최근 연구들에서는 sweating과 sweat after sweating을 구별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즉, 땀을 내는 것(sweating)은 피부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발한의 결과로 분비되어 있는 땀(sweat)은 빠르게 닦아주지 않으면 피부 pH를 희석시키는 등 피부 컨디셔닝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아토피 관리 가이드라인

Lifestyle guidance for atopic dermatitis
출처: Murota, H., & Katayama, I. (2016). Pediatric Allergy, Immunology, and Pulmonology. doi:10.1089/ped.2016.0723

최근 아토피 가이드라인에서는 땀을 내주는 것은 좋으나 땀이 난 후에는 닦아주고 적절하게 말리는 과정이 동반되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때는 당연히 클렌징에 대한 적절한 티칭을 해주셔야 됩니다. 지나친 클렌징도 안 좋으니까요.

팬티나 속옷을 고를 때도 땀이 흡수되는 면소재보다는 통기가 잘 되는 폴리에스테르 등 소재가 더 적합하다는 권고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결론

정리하자면, 땀이 잘 나지 않는 아토피 환자에게 땀이 잘 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어 피부 컨디셔닝을 활성화시킨다는 치료 전략을 세워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약을 쓸 수도 있겠고 반신욕이나 고주파를 활용한 심부온열치료 등을 도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각질과 각화가 동반된 경우라면 마일드한 각질제거도 오히려 땀 분비에 도움을 줄 수 있겠구요.

다음 글에서는 보습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