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지루성피부염, 태열인가요?

1. 머리에 노란 딱지가 생겼어요

생후 한 달쯤 된 아기. 머리를 보니까 딱지가 생겼습니다.
처음엔 기름진 비듬 같다가, 나중엔 딱딱하게 말라붙은 노란 껍질처럼 변합니다.
눈썹 주변에도 비슷한 각질이 보이고, 귀 뒤쪽은 번들거리다가 조금 벗겨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가렵지는 않은 것 같은데, 자꾸 피부가 거칠어지고, 보기에 신경이 쓰입니다.
이걸 병원에 가면 보통 이렇게 말하죠.

“지루성피부염입니다. 대부분 괜찮아져요.”

그런데 집에선 다르게 들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거 태열이야. 열이 올라서 그런 거야.”

과연, 이건 지루성피부염일까요? 아니면 태열일까요?

2. 태열이라는 말은 병명이 아닙니다

먼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태열’이라는 단어는요, 진단명이 아닙니다.
어디 교과서에도, 병원 처방전에도 없는 표현이에요.
그런데 왜 이렇게 흔하게 쓰일까요?
그건 바로 ‘태열’이라는 말이, 아기 피부의 변화에 대해 부모나 조부모가 경험적으로 붙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피부가 빨개지고, 열이 나 보이고, 뭔가 올라오니까

“속열이 많아서 그렇다”, “태어난 기운이 세다”, “엄마가 임신 중에 뭘 잘못 먹었다”

이런 해석들이 따라붙었던 거죠.
결국, ‘태열’은 피부에 일어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지루성피부염도, 땀띠도, 아토피도, 심지어 접촉성 피부염까지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3. 지루성피부염은 그 안에 들어 있는 하나의 모습입니다

그럼 지루성피부염은 어떤 상태일까요?
이건 말 그대로 피지가 많은 부위에 생기는 피부 염증입니다.
아기들은 태어났을 때 피지선이 성인보다 일시적으로 과활성화돼 있습니다.
태반을 통해 엄마로부터 받은 호르몬 영향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두피나 얼굴, 특히 눈썹, 코 옆, 귀 뒤 같은 부위에 기름기가 많아지고 각질이 잘 생깁니다.
거기에다 말라세지아라는 곰팡이 균이 늘어나면서, 피지와 각질이 엉기고, 면역계가 그걸 처리하면서 약한 염증이 생기는 거죠.
가려움은 거의 없고, 아기도 긁거나 신경 쓰는 반응이 없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6개월에서 1살 사이에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그게 지루성피부염입니다.

4. 그런데 왜 아토피랑 자꾸 헷갈릴까요?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아기 피부에 뭐가 났다.” 그럼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뭐죠?

“혹시 아토피 아닌가요?”

특히 얼굴, 머리, 목 주변에 뭔가 생기면 걱정이 커지죠.
그런데 이 두 가지는 관찰하면 분명히 다릅니다.
지루성피부염은 기름지고 노란 각질, 딱지가 특징입니다.
아토피는 건조하고, 붉고, 밤에 특히 가렵습니다.
지루성은 아기 본인이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토피는 가려워서 잠을 못 자고 긁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위치예요.
지루성은 머리, 눈썹, 귀 뒤, 코 옆처럼 피지 많은 부위에
아토피는 볼, 팔다리 바깥쪽, 몸통, 접히는 곳에 잘 생깁니다.
다만 생후 6개월을 넘겼는데도,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범위가 넓어지면 아토피로 넘어갈 가능성도 감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초반엔 둘을 헷갈리는 경우가 생기는 겁니다.

5.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경우, 아주 가볍게 관리하시면 됩니다.
두피에 생긴 노란 딱지는 미지근한 물로 충분히 불리고, 부드러운 빗으로 살살 빗어주세요.
비누나 스크럽으로 밀어내려고 하면 피부만 더 자극받습니다.
피부가 기름지면서도 약간 벗겨진다면 가볍게 보습제를 발라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심한 염증이 있거나, 번들거리는 병변이 넓어질 경우엔 치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겁니다→ 아기가 불편해하지 않으면, 대부분 지켜보셔도 괜찮습니다.

6. 흔들리는 건 아기 피부, 멈춰야 하는 건 불안

아기 피부는 원래 불안정합니다.
태어난 지 몇 주, 몇 달 된 몸에서 피부 장벽이 완전히 성숙하길 기대하는 건 무리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약한 흔들림, 그게 바로 지루성피부염일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엔 헷갈릴 수 있습니다.
지루성인지, 아토피인지, 그냥 태열인지.
이걸 잘 구분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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