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게으른 게 아니라, 뇌가 조금 다른 것뿐 | 송도 ADHD

안녕하세요 백록담한의원 입니다.

머릿속에 수십 개의 채널이 동시에 켜져 있습니다. 하나에 집중하고 싶지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흩어집니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 하루가 다 갑니다. ‘게으르다’, ‘의지가 부족하다’는 오해와 자책 속에 갇혀버립니다.

“남들은 쉽게 하는 일인데, 저는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해요. 시작하는 것도, 끝내는 것도 너무 어려워요. 왜 저만 이럴까요?”

ADHD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독특한 운영 시스템에 대한 이해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어야 합니다.

유능하지만 잠시 한눈파는, 내 머릿속의 '지휘관'

우리 뇌의 전두엽에는 삶의 모든 것을 계획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며, 불필요한 충동을 억제하는 유능한 ‘지휘관’이 있습니다.

ADHD는 이 지휘관이 무능하거나 게으른 것이 아니라,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너무 많은 것에 동시에 흥미를 느끼며 한눈을 팔고 있는 상태와 같습니다.

지휘관이 부재중이니, 어떤 임무부터 처리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고(주의력 결핍), 외부의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시선을 빼앗기며(산만함), 감정이나 행동의 ‘브레이크’를 제때 밟지 못합니다(충동성/과잉행동).

이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름’의 문제입니다. 단지 우리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배선’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뜨거운 심장'과 '차가운 신장'의 부조화

한의학에서는 건강한 집중력을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상태로 봅니다. ‘차가운 신장의 물(腎水)’은 위로 올라가 머리를 맑고 시원하게 하고, ‘뜨거운 심장의 불(心火)’은 아래로 내려가 몸을 따뜻하고 활기차게 만드는 이상적인 순환.

ADHD는 이 순환의 질서가 깨진 상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심장의 불’은 통제 없이 타올라 마음을 불안하고 산만하게 만들고, ‘신장의 물’은 그 불을 식혀주지 못해 집중력과 의지의 근간이 흔들립니다.

(심신불교心腎不交, 음허화왕陰虛火旺)

가슴은 답답하고, 머리로는 열이 오르며, 정작 손발과 아랫배는 차가워지기 쉽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적 치료는, 단순히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심장의 불을 안정시키고(청심안신淸心安神), 부족한 신장의 물을 보충하여(자음보신滋陰補腎), 몸의 ‘수승화강’ 균형을 되찾아 뇌 스스로가 평온과 집중력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에 집중합니다.

혼란스러운 뇌를 위한 3가지 사용 설명서

나의 뇌를 탓하는 대신, 나의 뇌에 맞는 ‘사용 설명서’를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설명서 1: 업무 쪼개기 (Task Breakdown)

거대한 코끼리를 한 번에 먹을 수는 없습니다. ‘보고서 작성’이라는 큰 업무를 ‘자료 조사’, ‘목차 작성’, ‘초고 작성’ 등 25분 단위로 집중할 수 있는 작은 조각들로 잘게 나누어보세요.

설명서 2: 환경 설정 (Environment Design)

나의 의지력을 믿지 말고, 주의를 흩뜨리는 요소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환경을 만드세요. 스마트폰은 다른 방에 두고, 업무 시간에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설명서 3: 에너지 배출 (Energy Release)

넘치는 에너지를 억누르려고만 하면 오히려 내부의 압력이 높아집니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건강하게 배출하는 것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맞추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설명서 없는 스포츠카'로 남으시겠습니까?

ADHD의 뇌는 종종 ‘사용 설명서가 없는 고성능 스포츠카’에 비유됩니다. 엄청난 잠재력과 창의성을 가졌지만, 조작법을 몰라 도로 위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 상태를 ‘나의 문제’라 자책하며 방치하는 길은, 반복되는 좌절감과 낮은 자존감, 그리고 그로 인한 불안장애나 우울증이라는 2차적인 문제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엔진은 계속 공회전하다 지쳐버립니다.

하지만 지금, 나의 뇌가 어떤 종류의 ‘차’인지 이해하고, 그에 맞는 ‘운전법’을 배우고 익히는 길은, 단순히 실수를 줄이는 것을 넘어 남들은 따라올 수 없는 폭발적인 창의성과 몰입감(하이퍼포커스)이라는 잠재력을 마침내 꺼내 쓰는 길이 될 것입니다.

#송도ADHD #AD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