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혀끝이 쓰다면, 이걸 의심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혀에서 쓴물이 올라오는 느낌이에요. 노란 설태도 두껍고요."

CASE STUDY

30대 사무직 B씨의 말이다. 쓴맛은 주 4~5회, 특히 06~08시 사이 기상 직후에 심했다. 고지방 야식 다음 날이 최악이었고, 위염약(PPI)을 2주 먹으면 낮에는 잠깐 잠잠했지만 오후엔 다시 텁텁해졌다. 물은 하루 800~1000mL 정도로 적은 편이었다.

이 현상은 마치 밤새 강물이 거꾸로 흘러 새벽에 포구에 쓴 웅덩이를 남기는 것과 닮았다. 강물은 담즙이고, 포구는 다. 야식과 스트레스는 자율신경의 균형을 흔들어 위장 운동성을 떨어뜨리고, 유문부가 이완되면 십이지장 쪽 담즙이 위→식도→인후로 스며든다(비산성 역류). 침이 부족하면 쓴 성분을 씻어내지 못해 맛이 오래 남는다.

아침에 더 심한 이유는 단서가 명확하다. 밤사이 금식으로 담즙은 농축되고, 수면 중 구강호흡이나 이갈이가 있었다면 입안이 더 말랐을 것이다. 기상 직후 물 한 컵을 마시기 전까지는 세척·완충 기능이 떨어진다. 그러니 아침의 쓴맛은 “간이 나빠서”라기보다 자율신경–담즙 역류–침 저하–미생물 변화가 맞물린 복합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 용어 해설: 담즙 역류(DGER)

위산과 달리 알칼리성 담즙이 위·식도로 올라오는 현상. PPI에 반응이 약할 수 있다. 야식/고지방/체위가 영향을 준다.

📖 용어 해설: 구강건조

침이 줄면 pH 완충·세척·항균 기능이 떨어져 쓴맛/금속맛·설태가 지속된다. 복용약·수면 습관·수분 섭취량과 연관.

주의: 심한 우상복부 통증 + 발열 + 황달 + 회색 변이 동반되면 즉시 의료기관 평가가 필요하다. 체중 저하, 야간 기침·쉰목소리 지속 시 상부위장관/후두역류 평가 권장.

취침 3시간 전 식사 종료, 기상 직후 물 200mL + 혀세정, 왼쪽으로 눕기, 하루 물 1.5L 전후. PPI 반응이 약하면 위장 운동성(이토프리드/모사프리드)·담즙 조절 전략을 전문가와 상의한다.

✅ Key Takeaways

  • 쓴맛은 간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자율신경–담즙 역류–침–미생물의 교차 신호일 수 있다.

  • 아침 악화는 밤사이 건조·담즙 농축·체위의 합작품일 가능성.

  • PPI 반응이 약하면 비산성 역류/운동성/구강건조 축을 점검한다.

다음 진료에서 필요할 수 있는 질문: “쓴맛이 ‘비산성(담즙) 역류 + 침 저하’의 조합인지 평가하려면 어떤 검사/생활기록이 필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