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멈추지 않는 땀. 혹시 내 몸의 ‘CPU’가 과열된 건 아닐까요?
만약 우리 몸이 정교한 컴퓨터라면, 다한증은 냉각팬의 성능이 아니라 'CPU의 과열'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냉각팬(땀샘 억제)을 달아도,
정작 CPU(우리 몸의 조절 시스템)가 계속 뜨겁게 달아오른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이치와 같습니다.
[CASE] 어느 20대 디자이너의 기록 제가 진료실에서 뵙는 20대 환자분들은 종종 이런 어려움을 털어놓습니다. 특히 클라이언트 앞에서 PT 발표를 할 때마다 손에서 땀이 흘러 자료가 젖을까 봐 노심초사한다는 한 디자이너 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
"악수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손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저도 모르게 옷에 슬쩍 닦게 돼요. 이런 제 모습에 다한증 스트레스가 더 심해져요." |
이분들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덥지 않은 환경,
예를 들어 서늘한 회의실 안에서도 긴장감만 높아지면 어김없이 손에 땀이 너무 많아요.
이미 약국에서 드리클로 같은 땀 억제제를 사용해 보았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이거나 피부 자극으로 인해 꾸준히 사용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주목해야 할 한계] 여기서 기존 치료의 '벽'이 드러납니다. 땀구멍을 물리적으로 막는 방법은 당장의 땀을 줄여줄 수는 있지만, '왜 내 몸은 이토록 땀을 많이 만들어내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손의 땀을 억지로 막으면 등이나 다른 부위에서 땀이 더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과열된 CPU의 열이 다른 통풍구로 새어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즉, 문제의 원인인 교감신경 항진 상태는 그대로인 것이죠. |
그렇다면 우리는 관점을 바꾸어, 과열된 CPU, 즉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의학의 관점: 心之液爲汗] 한의학에서는 예부터 땀의 문제를 마음(心)과 깊이 연관 지어 해석했습니다. 《황제내경》은 '심장의 진액이 땀이 된다(心之液爲汗)'고 보았는데, 이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이 심장에 열을 쌓게 하고, 이 열이 진액을 몸 밖으로 밀어내 땀이 되는 현상을 통찰한 것입니다. 이것이 대표적인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 중 하나입니다. |
이 ‘꺼지지 않는 열’을 한의학에서는 '심화(心火)'라 부르고, 이를 식혀줄 몸의 '냉각수'를 '신수(腎水)'라고 합니다. 건강한 상태는 시원한 물(水)이 위로 올라가 뜨거운 불(火)을 식혀주는 수승화강이 잘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다한증은 이 섬세한 균형이 깨져 불길은 계속 치솟고 냉각수는 아래에서 말라버린 상태를 우리 몸이 보내는 절박한 신호입니다.

혹시 당신도 땀을 '없애야 할 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셨나요?
[새로운 질문의 시작] 이제 우리는 진짜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어떤 약으로 땀구멍을 막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 몸의 과열된 엔진을 끄고, 깨어진 물과 불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까?"라고 말입니다. 다한증 한의원에서 치료를 시작한다는 것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이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
